처음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‘나라장터(G2B)’ 사이트에 들어갔을 때의 그 막막함, 혹시 기억하시나요? 저는 아직도 생생합니다. 화면은 온통 파란색이고, 메뉴는 수백 개에, ‘투찰’, ‘개찰’, ‘적격심사’ 같은 외계어들이 난무했죠.
“아, 공공기관이랑 거래하는 건 나 같은 소상공인에겐 그림의 떡이구나.”
그렇게 포기하려던 찰나, 선배 사장님이 툭 던진 한마디가 제 사업의 방향을 바꿨습니다. “야, 입찰 말고 ‘수의계약’을 노려. 그건 경쟁 안 해도 돼.”
오늘은 경쟁 입찰의 피 튀기는 전쟁터가 아닌, 2,000만 원 미만의 평화로운 ‘1인 수의계약’ 체결 방법에 대해 제 경험을 녹여 아주 상세하게 이야기해보려 합니다. 지문보안토큰? 복잡한 심사? 다 필요 없습니다. 따뜻한 차 한 잔 준비하시고 천천히 읽어보세요.
1. 왜 하필 2,000만 원 미만인가요? (수의계약의 매력)
공공기관 계약법상 추정가격 2,000만 원 이하의 물품 구매나 용역은 경쟁 입찰 없이 담당 공무원이 재량으로 업체를 선정해 계약할 수 있습니다. 이걸 ‘1인 수의계약’이라고 부릅니다.
제가 처음 구청 주무관님 전화를 받았을 때가 생각나네요. “사장님, 저희 이번 행사 현수막이랑 인쇄물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? 견적서 좀 보내주세요.”
심장이 쿵쾅거렸습니다. 입찰 공고를 보고 수십 개 업체가 달라붙는 게 아니라, 담당자가 나를 콕 집어서 연락을 준 겁니다. 이 과정은 ‘경쟁’이 아니라 ‘협력’에 가깝습니다. 스트레스가 훨씬 덜하죠. 게다가 이 구간은 지문보안토큰이 없어도 ‘사업자용 범용공동인증서’만 있으면 처리가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. 진입 장벽이 확 낮아지는 거죠.
2. 나라장터 계약 체결 실전 가이드 (담당자 연락 후)
자, 상황을 가정해봅시다. 공공기관 담당자(주무관)와 전화 통화가 끝났고, 내 견적서가 통과되어 “나라장터로 계약서 보낼게요~”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. 이제부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?
1단계 – 문서함 확인하기 (가슴 뛰는 순간)
가장 먼저 나라장터에 로그인합니다. (이때는 지문인식 필요 없이, 사업자용 인증서로 로그인하면 됩니다.)
- 상단 메뉴에서 [문서함]을 클릭합니다.
- 왼쪽 메뉴 중 [받은문서함]을 누릅니다.
- 리스트에 ‘전자계약서(초안)’ 혹은 **’물품구매계약서’**라는 제목으로 굵은 글씨가 와 있을 겁니다.

이때의 기분은 정말 짜릿합니다. 마치 합격 통지서를 받은 느낌이랄까요? 클릭해서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세요. 금액, 납품 기한, 과업 내용이 통화한 내용과 일치하는지 두 번, 세 번 체크해야 합니다. 공무원분들도 사람이라 가끔 오타나 날짜 실수가 있거든요.

2단계 – 계약 응답서 작성 및 송신 (클릭 몇 번이면 끝)
내용이 맞다면 이제 도장을 찍을 차례입니다. 물론 모니터에 도장을 찍는 건 아닙니다.

- 전자문서 상세 아래 업무화면으로 이동을 선택합니다.
- 문서 상세 화면 상단이나 하단에 있는 [계약응답서 작성] 혹은 [접수] 버튼을 찾으세요.
- 화면이 바뀌면서 계약 세부 내용이 뜹니다. 여기서 중요한 건 ‘인지세’입니다.
- 꿀팁: 계약 금액이 1,000만 원 이하라면 인지세가 면제입니다. 하지만 1,000만 원을 초과하면 인지세를 내야 합니다. 나라장터 시스템에서 바로 납부 가능하니 겁먹지 마세요.
- 하단에 동의 체크박스들을 다 체크하고, [송신] 버튼을 누릅니다.
- 인증서 암호를 입력하면 끝!
“정상적으로 송신되었습니다”라는 메시지가 뜨면, 법적으로 유효한 계약이 체결된 것입니다. 종이 계약서에 인감도장 찍는 것보다 훨씬 간편하죠?

3. 납품 후 대금 청구하기 (가장 행복한 시간)
일을 잘 마무리해서 납품을 완료했다면, 이제 돈을 받아야겠죠. 이 과정도 나라장터에서 다 이루어집니다. 이걸 ‘검사검수 요청’이라고 합니다.

검사검수 요청서 보내기
- 상단 메뉴 [물품] (혹은 용역/공사) → [계약관리] → [완수확인요청서 작성]으로 이동합니다.
- 계약 건을 선택하고 내용을 작성합니다.
- 보통 납품했다는 증빙 사진이나 결과 보고서를 파일로 첨부해야 합니다.
담당자가 물건을 확인하고 ‘검사 완료’ 처리를 해주면, 드디어 [세금계산서 발행] 버튼이 활성화됩니다. 이때 발행하는 계산서는 국세청 홈택스로도 자동 전송되니 이중으로 발행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!
4. 초보 사장님이 자주 하는 실수 (경험담)
제가 처음에 했던 실수들을 여러분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.
실수 1: 나라장터만 쳐다보고 있기
수의계약은 나라장터 시스템에서 이루어지지만, 그 시작은 ‘오프라인 영업’이나 ‘전화 영업’입니다. 가만히 앉아 있는다고 공무원이 내 업체를 알아서 찾아주지 않습니다. 내 지역 관공서, 학교 행정실에 명함이라도 한 번 돌리는 용기가 필요합니다.
실수 2: 인지세 납부 지연
계약서 송신할 때 인지세를 안 내면 계약 체결이 안 넘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. “왜 진행이 안 되지?” 하고 발만 동동 구르지 말고, 인지세 납부 여부를 꼭 확인하세요.
실수 3: 계약 보증금 잊기
금액이 작아도 ‘계약 보증금 지급 각서’를 제출해야 합니다. 보통은 전자계약서 작성 시 ‘각서 대용’으로 체크 한 번이면 되지만, 간혹 보증보험증권을 끊어오라는 경우도 있습니다. 당황하지 말고 SGI서울보증보험 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끊으면 됩니다.
5. 글을 마치며
2,000만 원 미만의 수의계약은 중소기업이나 1인 기업에게 ‘가뭄의 단비’ 같은 존재입니다. 경쟁 입찰처럼 떨어질까 봐 전전긍긍할 필요도 없고, 담당 주무관님과 신뢰만 잘 쌓으면 꾸준히 일거리가 들어오기도 하니까요.
처음 나라장터 접속했을 때의 그 울렁증, 저도 겪어봐서 잘 압니다. 하지만 딱 한 번만 계약 사이클을 돌아보면, “어라? 쇼핑몰 주문 확인하는 것보다 쉽네?” 하실 겁니다.
공공기관 거래,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. 우리 같은 소상공인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. 오늘 당장 나라장터에 로그인부터 해보는 건 어떨까요? 여러분의 첫 관공서 계약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.





















